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해왔음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협상하는 것 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29일자 프랑스 경제일간지 '레 제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공산정권과 협상할 때는 그 정권을 신뢰하기 때문이 아니라 평화를 원하기 때문"이라며"우리가 평화를 원할 때는 김정일과 상대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 안정보장과 경제회생을 추구하고 있고 김정일이 북한의 군을통솔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에 북한이 제네바 협정 위반을 시인했더라도한반도 평화를 위해 그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지금 남북통일 시기를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평화공존상태가 10, 20년 지속되는 동안 북한 경제가 나아지고 남북간 이해와 신뢰가 증진되면 단계적으로 통일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 포용정책 결과 반대급부 없이 북한에 지나치게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85%가 북한과의 대화 지속을 찬성했다"며 "다음달 대선에 출마할 야당 지도자들도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임기 중의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지난 97-98년 외환위기 극복을 꼽았으며 아쉬운 점으로는 "한국 정치가 별로 발전하지 못해 국민이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고 지역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