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의 종가에서 1박을 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29일 오전 선영을 참배하고 예산, 아산, 천안 등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권을 이틀째 공략했다. 이어 오후에는 평택을 시작으로 용인, 수원, 안양, 광명 등 경기도 남부지역 위성도시 벨트를 돌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표몰이에 나선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와 함께 조상들에게 대선출마를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겸해 지난달 31일 별세한 부친 홍규(弘圭) 옹 묘소 등 예산 선영을 참배했다. 당초 지난 27일 후보등록과 함께 참배할 계획이었으나 부산의 `노풍'(盧風)이 심상치 않다는 보고로 인해 유세일정이 변경되는 바람에 이날 참배하게된 것. 이 후보는 선영 참배후 별다른 말없이 예산시장에서 첫 유세에 들어갔지만 관계자들은 "백마디 유세보다 말없는 참배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부친을 예산에 모신 후 이 후보가 충청인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행 당직자들도 "충청지역의 경우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지지세가 강했는데 출마를 못함에 따라 이곳 유권자들이 서서히 지역연고가 있는 이 후보지지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은근히 `참배효과'를 기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충청지역 유세에서 `고향이 예산'이란 점과 충청이 `충절의 고장'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선거는 이 나라가 누란의 위기로 가느냐, 21세기 번영의 시대로 가느냐를 판가름하는 갈림길이므로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충절의 정신을 발휘한 여러분들이 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지적하며 "97년 김대중 대통령이 농가부채 탕감이란 사탕발림으로 농민들을 속인 것과 다름없다"면서 충남의 교육과 첨단산업 도시 육성 등 지역공약을 집중 제시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도 오후 서울 영등포역, 신도림역, 서울대역 등 시내 중심지에서 개최되는 거리유세에 잇따라 참석해 국정원 도청의혹을 집중 제기한뒤 부패정권 심판론을 내걸며 지지를 호소했다. (예산=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