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건(辛 建) 국정원장은 29일 한나라당이 국정원 도청자료라고 주장하며 문건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이 제시한 문건의 활자체는 국정원에서 사용하는 문서의 활자체와 다르며 따라서 그문건은 국정원 문건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신 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 언론을 상대로 특정사안에 대해 설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신 원장은 이에 대해 "도청문제가 제기돼 국민을 공포속에 몰아넣고 있기 때문에 정보기관을 담당한 책임자로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고 진실을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원장은 국정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서의 양식과 활자체를 기자들에게 열람케 한뒤 "한나라당이 제시한 문건의 활자체는 국정원 문건의 활자체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의 문서는 `아래아 한글' 중 바탕체를 사용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문건의활자체는 신명조체나 돋움체라는 것이 국정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음은 신 원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이유는. ▲어제 나온 자료를 저도 봤다. 그 자료를 관계된 부서, 실국의 모든 직원에게열람시켰다. 그런 문서를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본 사람도 없다. 그래서 그 문서는 공식적으로 국정원 문서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중요한 부분은 그 문건이 `국정원 문서냐 아니냐' 하는 것인데 말만으로는 믿지않기 때문에 국정원이 법 절차에 의해 영장을 받아 감청을 할 때 그것을 어떻게 문서화해서 사용하느냐는 점을 보여주려고 왔다. (감청관련 문서를 열람케한뒤) 감청을 해 녹취가 되면 이런 식으로 문서화한다.이것을 감청부서에서 e-메일로 필요한 실무부서에 송고한다. 그 부서에서 이 문서를가지고 상황판단을 하고 자기들 업무에 활용하도록 한다. 어제 나온 문서(한나라당이 제시한 문서) 같은 것은 있지도 않다. 우리가 정보를 생산하는 문서의 활자체와비교해 보기 바란다. --한나라당이 제시한 문건에 거명된 일부 기자들은 문건에 포함된 자신들의 통화내용이 맞다고 하는데. ▲(국정원 문서를 가리키며) 저희는 지금 보시다시피 이렇게 e-메일을 통해 문서를 보낸다. 우리 쪽에서 나갈리가 없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국정원의 내부자료를입수했다'고 하는데 이런 문서 자체를 우리가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러면 이런 글자체나 이런 형식으로 정리한 점으로 미뤄 누가 문건을 작성한것으로 추정하나. ▲ 문건에는 `민주당이 이원종 충북지사 대항카드로 홍재형 영입을 검토한다'는3월 19일자 내용이 있는데 국정원 직원이라면 이런 용어 쓰지 않는다. 당시 홍재형씨는 이미 민주당 인사였다. 적어도 국정원 직원으로 훈련받은 사람은 이런 용어 안쓴다. 이 문서를 일견하고 가짜라는 점을 알았다. 지난 지방선거 때 국정원이 만든후보자 명단이 유통된다고 해서 추적해 봤다. 어떤 사설팀이 만들어 국정원 것이라고 유통시켰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 (한나라당이 제시한 문건의 사본을 보여주며) 국정원 직원이라면 이것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다 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