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8일 3당의 주요 정치인과 언론사 고위간부, 현직 취재기자 등의 전화 통화내용을 문서로 정리했다는 `국정원 도청자료'를 폭로했다.

한나라당이 제시한 자료는 총 27쪽 분량으로 자료 1, 2로 분류돼 있으며 `자료1'에는 민주당 의원 등의 내부 통화, `자료 2'에는 한나라당 내부 통화 및 정치인과기자들간 통화 내용 등이 적시돼 있다.

그러나 이 자료에 거론된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고문과 이강래(李康來) 의원등은 "터무니 없는 내용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전혀 사실무근이며 날조"라고 강력히 반발,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 내부자료를 입수한 것"이라며 "이 자료는 도청 내용을 문서형태로 핵심사항만 상부에 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당 실무자들이 가능한한 해당 당사자들에게 확인절차를 거쳤다"고 덧붙였으나 이 자료를 제공한 국정원 관계자에 대해선 "내부 고발자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는 또 "내부 고발자도 도청자료임을 다 확인했다"면서 "자료가 더 있으며 검토해서 추가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자료에는 "김원기 고문이 김정길 전 의원에게 `3월10일 박지원 청와대 특보에게 노무현 후보가 본선에서 이인제보다 경쟁력이 좋을 것같다는 분위기가 청와대내에조성될 수 있도록 잘 얘기해 놓았음. 노무현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문의한 바 김 전 의원은 동감이라는 반응을 보임"이라고 돼 있다.

또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 3월11일 광주 경선을 앞두고 박상천 전갑길 의원에게 지원을 요청한 사례도 들어있다.

한나라당과 관련해서는 이부영-서상섭 의원간, 당내분을 둘러싼 김수한 전 국회의장-하순봉 부총재간 통화내용 등과 함께 한나라당과 자민련간 합당모색을 위한 하부총재의 접촉 의향 등이 기재돼 있다.

이와함께 김종하 김용갑 김기춘 이재오 홍준표 신영국 김부겸 심재철 의원 등과관련한 자료도 들어있다.

이밖에 중앙 4개 언론사와 지방 3개 언론사 일선기자들이 정치인들과 통화한 9건의 내용과 한 지방언론사가 본사와 통화한 내용 등도 담겨 있다.

김 총장은 이와 관련, "DJ 정권이 사회 각계각층에 대한 무차별 도청을 해왔음이 밝혀졌다"면서 "노무현 후보가 `대국민 사기극'을 통한 `사이비 국민후보'로 밝혀진 이상 국민앞에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원기 고문은 "터무니 없는 내용을 발표한데 대해 참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응분의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고문은 "과거 정보기관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한나라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이후 정치권이 혼탁하게 오염됐다"면서 "양당과 모든 기관이 참여, 도청에 관해 철저한 국정감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강래 의원의 측근도 "(민주당) 국민경선 진행 당시 이 의원은 중립지대에 있었고 노 후보를 돕기 시작한 것은 4월말 경선이 끝나고 한참 뒤 전략기획팀장을 맡으면서부터"라면서 "시점상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