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대선출정식에서`평화통일 비전'을 요체로 한 개헌론을 공식제기한 것은 대선 전략과 맞물린 다목적카드라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 설명이다.

우선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층인 20-30대에서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대북정책을 수구적으로 보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통일 후에 적극 대비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며 젊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선대위 산하 공약정책위원회는 대선공약에 개헌문제를 배제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홍준표(洪準杓) 제1정조위원장이 지난 26일 선거전략회의에서 지지율정체의 돌파구로 `통일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위원장은 28일 "현행 헌법은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헌법인 만큼 앞으로 통일에 대비해 통일헌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이 우리를 수구.냉전세력으로 몰 수 있는 만큼 이를 일축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후보단일화' 후 개헌문제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갈등 양상을 보이는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에 대한 `메시지'의 성격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개헌론을 언급한 뒤 울산에서 가진 유세에서 "통합21 정몽준 대표가 후보단일화에서 실패했지만 정 대표는 (노 후보 보다) 저에게 더 가까운 성향의 사람"이라고 말한게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시에 개헌발언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고리로 한 `노-정 밀약설'을 부각시키고, 개헌론자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의 연대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개헌의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대통령제와 내각제, 5년단임제와 4년중임제 등 모든 문제를 철저히 검토해 국민 의사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고 김영일 사무총장도 "모든 개헌논의를 용광로에 넣어서 최대공약수를 이끌겠다는 것으로 정.부통령제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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