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단일 후보로 결정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당이 후보단일화 합의 과정에서 `후보를 맡지 않은 분이 선대위원장을 맡는등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문구를 삽입한 만큼 정 대표가 여론조사 결과승복에 이어 이같은 합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단일후보 결정 이후 설악산을 찾아 정국 구상에 나선 정 대표 본인은 `선대위원장직을 맡느냐'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 대표는 26일 설악산 산행에 동행한 기자들로부터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것이냐', `향후 민주당과의 공동정권 구성이 바람직한가' 라는 등의 질문을 받고 "앞으로 얘기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연말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28일로 예정된 노후보와의 재회동에서 정 대표가 모종의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있다. 정 후보측의 핵심 관계자도 "노 후보와의 회동에서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 대표가 단일화 정신에 따라 깨끗하게 승복한 만큼 노 후보가 향후 원활한 선거공조를 위해선 굵직한 정책에 대해 일정부분 양보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주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 대표가 지난 25일 노 후보와의 회동에서 분권형 개헌을 언급한 것도 `선대위원장 수락조건'으로 단정할 순 없으나 양당 선거공조를 위해서는 이같은 정도의 정책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분석들이다. 나아가 통합21 내부에서는 "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명실상부한 `러닝메이트'형식이 돼야 하는 만큼 일정한 권한을 부여하고, 이에 대한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反) 이회창' 시각을 여과없이 표출해 결국 선대위원장을 수락, 노 후보와 공동선거운동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는 "한나라당이 정권교체를 언급할 자격이 있느냐"며 "대통령 아들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은 또다른 정부를 만들지 않았느냐"고 지적하고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사람들을 시켜 비난하면서 본인에 대한 비난에 대해 신경질을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강릉=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