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양자대결속에서 치러질 대선전을 앞두고 `보혁(保革) 구도론'이 급부상하자 두 후보 모두 "그게 아니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상대방을 각각 `급진세력'과 `과거회귀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도 정작 보혁구도로 인식이 정착되면 서로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이 이념대결에 대한 공감대가 크지 않은것으로 나타난데다 이, 노 후보 모두 세불리기 경쟁에 들어가면서 정치인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흡입력을 밝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6일 여성정책토론회에서 "노 후보 진영에 우리당에 있다가 간 보수세력도 있고 우리당에는 합리적 진보세력도 많이 있기 때문에 보혁구도가 아니다"고보혁구도론을 적극 부인하면서 `정권연장세력 대 정권교체세력'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도이날 선거전략회의에서 일제히 `부패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이에앞서 이 후보는 전날 경인방송과의 토론회에서는 후보단일화에 언급, "급하고 급진적이고 불안한 세력과 안정적이고 합리적이며, 경험과 경륜이 있는 세력의대결로 분명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무현 후보도 후보단일화가 확정된 직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보수와 진보도아니고 저도 진보정책을 일방적으로 선택하고 있지 않다"며 "국민도 보수와 진보 등이념대결을 원치 않고, 낡은 정치와 새 정치에서 새 정치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그러나 그동안 현 정당구도가 지역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비정상적인것이므로 이념에 근거한 구도로 바뀌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대립을 `수구대 개혁'이라고 주장해왔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