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대선공조와 관련,'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해 노 후보의 수용 여부와 이에 따른 대선공조의 향방이 주목된다. 정 대표는 26일 설악산 등반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 후보에게 오는 2004년 5월 제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대통령과 '책임형 국무총리'가 권력을 실질적으로 분점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안을 발의,개헌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민주당 공약에 제왕적 대통령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개헌을 2007년에 실시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시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21 전성철 정책위의장은 26일 "양당간 공조를 위해 제도적 큰 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같이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은 양당 정책조율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민주당측의 반응은 유보적이다.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검토는 해보겠지만 자칫 '자리 나눠먹기'로 비쳐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변인은 "개헌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당내 논의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생각도 들어가면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통합21은 이날 국회에서 이 문제를 포함한 대선공조에 관한 협의에 들어갔으나 상호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