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은 25일 후보단일화 경쟁에서 정몽준(鄭夢準) 후보가 패배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온종일 당내에 침통함과 허탈감이 짙게 드리워졌다. 주요 당직자들은 물론, 중.하위 당직자와 자원봉사자들도 이날 아침 늦도록 당사에 나오지 않아 `단일후보 패배'라는 충격의 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했다. 이따금 당의 진로를 묻는 전화가 걸려올 뿐, 내방객도 거의 없어 평소 활기찬모습과는 대조를 보였다. 정몽준 대표는 오전 10시가 넘어 숙면을 취하지 못한 듯 푸석푸석한 얼굴로 당사에 나와 당직자와 자원봉사자들에게 먼저 위로의 말과 악수를 건넸다. 그는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지자 "잘 찍어주세요. 수고 많았습니다"라며 애써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신낙균(申樂均) 선대위원장, 김민석(金民錫) 총본부장, 민창기(閔昌基) 홍보위원장, 김 행(金 杏)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은 정 대표가 들어서자 일어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정 대표는 무거운 분위기를 의식, "잘들 주무셨어요"라며 인사를 대신한 뒤 "집에서 맥주 한잔하고 잤다"며 패배의 심경을 간접 드러냈다. 이어 민 단장에게 "어제 고생이 참 많았다"고 위로하자 민 단장은 고개를 떨구며 "면목이 없다"고 말을 잇지 못했고, 당직자들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 대표는 회의에서 단기적으로는 민주당과의 대선공조를, 중.장기적으로는 2004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이후 대통령선거에 대비, 정 대표를 중심으로 일심단결하자는 당직자들의 의견을 수용했다. 김 행 대변인은 오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회의내용을전하면서 `새정치 구현'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으나, 3번이나 낙루했다. 한편 당 일각에선 단일화 여론조사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개입, `역선택'을 벌였고 여론조사 샘플에 일부 문제가 있으므로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패배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세에 묻혔다. 당 자원봉사위원회 소속 32명은 오후 성명을 내고 "이번 여론조사는 사기에 의한 무효행위며 승복할 수 없다"고 반발, `패배 후유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