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단일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12월 대선전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양강구도로 바뀌면서 두 후보 사이의 세대·이념 대결이 불붙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25일 노 후보를 'DJ의 후계자'로 규정짓고 '부패정권교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낡은 정치 청산'을 통한 세대교체론으로 맞서며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나라당=이번 대선을 '부패한 DJ정권 심판'으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범 보수계층을 결집해 '보·혁(保·革) 대결구도'로 몰고간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이 후보는 25일 인천방송 초청 토론회에서 노 후보의 단일후보 확정과 관련,"급진적이고 불안한 세력과 합리적이고 경험과 경륜이 있는 세력의 대결이 분명해졌다"며 보·혁구도의 각을 세웠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부패·무능하고 난마처럼 엉크러진 정권의 유지를 바라느냐,새로운 정권교체를 바라느냐의 대결로 압축됐다"고 전제하고 "(노 후보가 김대중 대통령의) 자산과 부채 할 것 없이 모두 상속하겠다고 말했다"며 '노 후보=DJ계승자'임을 부각시켰다. 한나라당은 또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노 후보의 선대위원장에 확정될 경우 두 사람의 이념과 노선상의 괴리를 집중 부각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수성향의 자민련과 민주당 의원들을 적극 영입,충청권 공략에 나서 '대세론'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민주당=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새정치 대 낡은정치'와 세대간 대결구도로 몰아가기로 했다. '한나라당=구시대 정치'와 '정치 개혁=낡은 정치 청산'이라는 등식을 부각시켜 '노풍'을 재연하겠다는 계산이다. 노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보수와 진보도 아니고 저도 진보정책을 일방적으로 선택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도 보수와 진보 등 이념대결을 원치 않고 낡은 정치와 새정치 가운데서 새정치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한나라당의 부패정권 심판론에 대해 "부패는 계승되는 게 아니다"라며 "굳이 이회창 후보와 저를 비교하면 누가 부패에 더 가까운지 국민은 다 알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민주당은 또 후단협 소속 의원들의 복당을 추진하고,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이인제 의원 등의 협력도 이끌어 내 '반창(反이회창)연대'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김형배·이재창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