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대선후보를 잃게 된 국민통합 21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 21은 25일 오전 정몽준(鄭夢準) 후보를 비롯한 상당수의 주요 당직자들이여의도 당사에 늦게 출근, 후보단일화 패배에 따른 충격의 깊이를 짐작케했다. 정 후보가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만큼 일단 통합 21 주요당직자들의 상당수는공동 선대위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합 21이 정몽준이란 대선후보에만 의존해 급조된 측면이 있고 정 후보이외에 현역의원도 없는 만큼 정권창출 기대가 무너진 상황에서는 당 조직이 급속히와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빠른 시일내에 민주당과의 당대당 통합논의를 시작해야 당의 와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이런 상태에서는 당 구성원들이 뿔뿔이 흩어질 수 있다"면서"이는 반(反) 이회창(李會昌) 전선을 위해 단결하자는 후보단일화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만큼 민주당과의 통합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단 민주당과의 통합을 상징적으로 선언한 뒤 조직 통합은대선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통합 21이 후보단일화와 함께 병행추진했던 '제3세력 연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한몫 하고 있다. 주축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로 단일화된 이후무너져 내릴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다 다른 한축인 자민련도 대부분의 소속의원들이한나라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어 아예 연대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차기'를 겨냥한 장치로서 후단협과 자민련 일부세력을 규합, 독자생존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