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은 25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것으로 확정되자 일순 침통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9층 회의실에서 부인 김영명(金寧明) 여사와 오철호(吳哲鎬) 정치특보, 이 철(李哲) 조직위원장 등 당직자들과 함께 TV를 통해 여론조사결과를 지켜본 뒤 5층 기자실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 기자들과 악수를 하며 "수고들 했습니다"라고 패배를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는 또 당직자들에게 "그간 수고 많았다"고 위로했으나 일부 비서실 여직원들은 슬픔을 누르지 못한채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울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어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금전 발표를 봤다. 노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 노 후보가 당선되도록 열심히 돕겠다"면서 "수고 많았다. 고맙다"고 짤막하게 말한 채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지 않고 곧바로 평창동 자택으로 향했다. 그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만나서 얘기하지"라고만 말했다. 이에 앞서 정 후보는 전날 호남 지역 방문 후 당일 밤 11시 40분께 여의도 당사로 돌아와 커피를 마셨으나 상당히 긴장된 표정이어서 이미 여론조사 결과 내용을 통보받은 듯 했다. 정 후보는 "내일 노 후보를 만날 것이다.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다"고 말한 뒤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옆자리의 정미홍 홍보본부장에게 "재미있는 말좀 해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행(金 杏) 대변인은 "노 후보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정 후보와 국민통합 21은 그간 보내주신 국민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민창기 홍보위원장은 "합의문에서 일점일획도 물러남이 없이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도록 당의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당직자는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에 운명을 맡기는 꼴이 된게 아니냐"고 말해 노 후보 보다는 정 후보가 더 본선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