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무산 위기로 치닫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단일화 방안이 22일 우여곡절끝에 최종 타결됨에따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에 맞설 단일화 후보가 탄생될지 주목된다. 양당간 단일화 협상은 이날 노 후보가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방안에 대한 정 후보의 요구를 전격 수용함에 따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지난 15일 노.정 두 후보가 심야담판을 통해 단일화에 합의한 이후 정확히 일주일만이다. 이 기간에 노.정 양측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희비'의 쌍곡선을 반복해서 맛보았다. 두 후보는 단일화 합의후 인근 포장마차에서 러브샷으로 축배를 터뜨리며 환호했고 이같은 기류는 17일 10인 실무협상에서 단일화 세부방안에 일사천리로 합의하면서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18일 아침 여론조사 방식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분위기는 돌변하기시작했다. 특히 여론조사방안 유출의 책임을 지고 이 철(李 哲) 단장 등 통합 21 협상팀 전원이 사퇴하면서 분위기는 `무산' 위기쪽으로 흘러갔다. 때마침 아침 신문에 노 후보의 지지도가 일제히 오차범위내에서 정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가 실리자 양측간 긴장은 더해갔다. 여론조사 유출책임 공방을 계속하면서 `결렬' 분위기로 치닫던 후보단일화 논의가 다시 돌파구를 찾은 것은 노 후보측 신계륜(申溪輪) 비서실장과 정 후보측 민창기(閔昌基) 홍보위원장간 19일 저녁 개설된 협상창구에서 였다. 후보회담을 이끌어냈던 두 사람은 다시 의기투합된듯 20일 오전 두번째 접촉에서 TV 합동토론과 여론조사 방식을 재조정하기 위한 재협상을 이끌어냈고, 이때부터다시 "단일화가 성사될지 모른다"는 낙관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 실장과 민 위원장이 단장을 맡은 새 협상팀은 20일 저녁부터 만 27시간 밤샘과 마라톤 협상을 계속했음에도,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서 쉬운상대를 택하는 `역선택' 방지조항 포함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단일화협상은 마라톤 협상이 결렬되면서 다시 `무산'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노후보가 22일 오전 역선택 방지와 관련한 정 후보측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7일간의 곡절을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단일화가 성사되기 까지는 아직도 험한 난관이 적지않다. 여론조사 전인 22일 저녁 이뤄지는 TV 합동토론을 계기로 두 후보간 감정대립이고조되고 어느 일방의 파기선언으로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평균 지지율보다 낮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는 폐기한다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도 추후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서로 약속을 깨면 정치생명은 끝"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무산위기에 처한 단일화의 불씨를 되살려 재합의에 이른 만큼 이번에는 두 후보간 합의정신이 지켜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