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의 핵개발에대응해 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에 근거한 대북 중유공급을 중단했지만 그 영향은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뉴욕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으로 일관하던 미국이 최근 다소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무기개발 계획 포기를 전제로 북한 지원의사를 밝힌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지역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변화는 북한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아니라 북한의 태도에 영향을 줄 만한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지역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군사적 위협이나 경제 제재가 중국, 러시아는 물론 미국의 맹방인 한국, 일본의 지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과 북한의 경제, 외교적 관계도 극히 제한돼 있어 제재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은 중유 제공 중단이라는 조치를 들고 나왔으나 전문가들은 KEDO가지원하는 중유가 북한의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이미 추위와 전력부족에 익숙해져 있어 중유 지원이 중단된다고해도 타격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국제안보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 피터 헤이스 소장은 "KEDO의 중유가 북한의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에 불과하다고 10-15%의 오차범위 내에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헤이스 소장은 "사람들은 이 중유가 북한을 지탱하도록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농담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대북지원 중유는 경제적 의미보다는 정치적 의미가 훨씬 더 강하며 황 함유량이 높아 사용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오래 지낸본 경험이 있는 일부 외국인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들이 난방과 전기가 없는 생활에 오래 전부터 숙달해 있어 중유 공급 중단이 정권의 갑작스러운 쇠락을 가져올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마수드 하이더 북한 주재 유엔 상주대표는 "겨울철 북한의 학교나 병원은 안이바깥보다 더 춥다. 관리들과 웅장한 건물에서 회의를 할 때조차도 너무 너무 춥고정부의 영빈관은 겨울철이면 변기의 물이 얼어붙는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