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1일 단일화 승부를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TV 합동토론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날 오전 여성연합 초청 토론회도 정몽준(鄭夢準) 후보와의 입씨름 일전에 대비한 몸풀기 기회로 활용했다. 노 후보는 재협상이 타결돼 토론 일정이 확정되면 예정된 정책간담회 등을 주최측의 양해를 얻어 취소하고 토론 준비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날 노 후보는 미디어선거특별본부내 전략기획팀과 정책토론팀, 전략자료지원팀원 40여명이 마련한 예상 질문과 답변, 각 분야 정책자료, 정 후보와의 입장비교자료를 직접 검토하고 정책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한 토론기법 익히기에 집중했다. 재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자 당초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이동하는 차안에서도 토론준비 자료를 들춰보며 토론구도 설정에 골몰했다. 노 후보측은 `정책중심 토론' 합의 정신과 단일화 이후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할`동지'라는 점을 감안, 정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를 지양하되 정치개혁및 남북관계,재벌개혁, 교육정책 등에서 논리적 공방을 통해 자연스럽게 차별화하는 쪽으로 토론기조를 잡았다. 한 관계자는 "노 후보가 각론에 강한 만큼 토론이 총론에 머물지 않도록 주도적으로 주요정책에 대한 각론공방을 벌여 합리적 검증이 가능토록 하되, 큰 정치지도자로서의 `포용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 후보는 정 후보가 특유의 화법으로 미묘한 정책 사안에 대해 총론수준에서 토론을 접으려 할 경우 적절하게 제동을 걸어 각론 공방으로 적극 유도한다는전략이다. 또 단점으로 지적되는 직설적이고 반어적, 냉소적 화법을 자제하고, 장점으로평가받는 `논리적 언변'을 최대한 살려 메시지를 설득력있게 전달하되 여유를 잃지않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완하는 전술도 다듬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