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가 20일 발표한 대선관련 사조직 단속결과를 보면 16대 대선에 출마하는 주요 후보들의 사조직 실태가 드러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원조직의 경우 `공조직형'에 가깝고, 민주당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자발적 팬클럽에서 시작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은 사이버 공간에 주력하는 `개미군단형',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후보의 지원조직은 양쪽을 혼합한 `절충형'이라는 특성을 보인다. ◇이회창 = `하나로 산악회'의 경우 과거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민주산악회' 등 기존 정당의 사조직 운영 형태와 매우 유사하다. 하나로 산악회는 통상적인 산악회 조직구성의 범위를 벗어나 15개 특별위원회,1실 4본부 12국의 본부조직, 시.도 및 해외협의회, 국회의원 지역구와 동일한 시.군.구 지부를 구성하는 등 방대한 조직체를 갖췄고, 조직관리를 위해 지난 8월 시내 신사동에 사무실을 마련해 활동해왔다. 이 산악회는 서울의 경우 5개지부에 회원 1천115명이 등재돼 지부별로 유권자를 회원으로 참여시키고, 9월15일부터 `회원 200만명 확보 100일 작전계획'을 수립해회원 증가 운동을 벌이는 등 오프라인에서의 `공조직형' 활동에 주력해왔다. 또 산악회 간부가 한나라당 선대위 직능특위 환경위원회에 참여해 당조직과의 결합도 추진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5일 하나로 산악회의 선거법 저촉이 문제되자 당공조직으로 흡수키로 함으로써 이번 선관위 조치로 인한 전력손실을 최소화했다. ◇노무현 = 당초 인터넷상의 자발적인 팬클럽으로 출발했다가 `노풍'을 타고 회원이 6만여명으로 확대되면서 최근엔 민주당 선대위의 국민참여운동본부와 호흡을 맞추는 방식으로 활동을 펴왔다. 노사모 대선대책특위원장인 이모씨가 선대위 100만 서포터스 사업단의 부단장을 겸임하고, `희망돼지 저금통' 분양사업과 노 후보 캐리커처가 그려진 티셔츠 판매,인터넷 홍보활동, 스티커와 홍보물 배부, `꿈을 실은 포장마차' 행사 등을 주최하는등의 활동을 해와 선거법 89조2의 `사조직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적발됐다. 선관위는 지난 7일과 8일 전북과 울산지역 노사모 회원들이 희망돼지 저금통을 분양하면서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한 것을 선거법 위반이라며 고발 조치했다. 돼지저금통을 통해 후원금을 모금하면서 "노 후보를 후원해달라"는 정도는 무방하지만, 저금통을 나눠주면서 노 후보 지지내용을 담은 스티커와 홍보물을 함께 나눠주는 등의 행위가 위법이라는 게 선관위 입장이다. 따라서 `개미 후원금' 모금 자체는 허용한 셈이다. 그러나 노사모는 회원들의 자발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본부의 회원관리나 통제가 일사불란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선관위의 조치에 따라 `본부'가 해체되더라도 소규모 모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정몽준 = 청운산악회라는 오프라인 조직을 통해 회원확대 활동을 펼치는 것과동시에 청운산악회의 인터넷 모임인 `정몽준을 위하는 사람들(정위사)'와 `정사랑',`몽사모' 등 사이버 지지 모임을 병행해왔다. 청운산악회는 지난 10월3일 도봉산에서 발대식을 가졌으며, 현재 서울과 부산등에 34개 지회에 2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사무실에는 현수막과 벽보를 게시하고 회원 모임에서 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전통적' 방식의 선거운동을 해왔다. 이와는 별도로 정위사, 정사랑, 몽사모 등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게재하는 등의 사이버 활동을 해왔다. 이와 관련 국민통합 21 김 행(金 杏) 대변인은 "청운산악회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자생적 조직으로, 정 후보는 그동안 단 한번도 산악회 모임에 참석한 적이 없고,사적인 모임에도 참석한 적이 없다"며 `자발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