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대선때 DJP 후보단일화를 통해 대선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충청권 표가 이번 대선에서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게 주요 후보진영과 정치분석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충청권은 유권자수에선 전체의 9% 안팎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충청권 `맹주'로 인식돼온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정치적 향배에 따라 92년 선거에선 김영삼(金泳三) 후보를 지지해 대통령을 만들어 냈고, 97년 선거에선 김대중(金大中) 후보를 지지해 정권교체를 이뤘다. 특히 이번 대선에선 김종필 총재의 영향력이 급속히 쇠퇴한 반면 대안 지도자가 부상하지 않음으로써 충청권이 `무주공산'처럼 인식됨에 따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의 충청권 쟁탈전이역대 어느 선거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6대 총선에서 자민련이 몰락한 데 이어 6.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전.충북 지사를 확보하는 등 급속히 세력을 확장한 것을 기반으로 최근 각종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일단은 한나라당 이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김용환 강창희 의원에 이어 올들어 함석재 이완구 전용학 이양희 이재선 의원이 잇따라 한나라당에 합류하면서 한나라당의 충청권 의석수가 16대총선 직후 4석에서 11석으로 크게 늘어남으로써 대선에서 핵심적인 일선 득표조직도크게 불렸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충청권에서 대세론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민주당과 국민통합 21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충청권 표심을 탈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누구로 단일화되느냐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단일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청년층이 결속해 견고한 반창세를 만듦으로써 충분히 반전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