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과반수인 147석의 한나라당과 1석에 불과한 한국미래연합이 19일 당대 당 통합 형식으로 공식 합당하는 것은 파격중의 파격인셈이다. 그럼에도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체면에 연연하지 않고 이같은 형식을 수용한것은 후보단일화 합의로 대선구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복당' 명분을 살려 정치적 실리를 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지난 2월 한나라당을 탈당, 한나라당을 공격하기도 했지만 정치인으로서 품격을 잃지 않아 당대 당 통합을 해도 손해보지 않을 만큼 정치적 상품가치가 충분하다는게 당 수뇌부의 입장이다. 한 당직자는 이날 "외견상으로는 `골리앗과 다윗'에 비견될 수 있지만 박 대표의 높은 상품성이 일부의 손실을 보전하고도 남는다"고 평가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당대 당 통합 절차에 대해 "전당대회 개최 등 법적 절차를 충족시키기엔 시간 등의 문제가 있어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며 "합당, 합류,흡수 등의 용어보다는 박 대표가 다시 한나라당에 들어와 정권교체 대열에 동참한다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당내에선 "박 대표 개인만 복당하면 되지 무슨 당대 당 통합이냐"는 부정적인 견해가 적지 않았고, 한 대구.경북출신 중진의원은 "박 대표 입당이 대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후보에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박 대표의 복당을 위해 양당 합당이라는 수순을 밟기로 최종결단을 내린 데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후보단일화 합의가 자극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후보단일화 파장을 일정수준으로 차단하고, 지난 97년 대선 직전 전당대회에서 신한국당(이회창)과 민주당(조 순)간 전격 합당으로 이 후보의 지지도 반전을 가져왔던 효과를 다시 한번 노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후보는 박 대표를 공동선대위의장에 임명, 사실상의 `러닝 메이트' 체제를 구축해 전국을 누비며 여성표와 기존 보수층 등을 겨냥한 득표활동에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