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 재개 조건으로 제시된 핵개발 계획의 포기는 말로만 표명돼서는 안되며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18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코리아 소사이티 주최 강연행사에서 연설한 뒤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한 중유공급 중단 결정에 관해 언급하면서 "KEDO 합의문이 요구한 `가시적이고 검증가능한 조치'에는 핵폐기 이후 국제사찰까지도 당연히 포함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차기 KEDO 집행이사회까지 부여된 시한이 약 한달에 불과한 점을 감안해 일단 북한의 의사표명만 있으면 핵포기 의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냐는질문에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정치세계에서는 하루가 범부의 일생과도 같은 긴 시간"이라면서 "한달내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KEDO 결정 이후 북한의 예상되는 반응에 관해 정 장관은 "상당히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다른 미래'에 대해 언급하고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은 북한에 매우 고무적인 만큼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KEDO 집행이사회 전에 내년 1월까지 중유지원이 계속돼야 한다는입장을 밝혔으나 KEDO 합의가 이에 미치지 못한데 대해 정 장관은 "일단 결정이 되면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인만큼 그것에 대해서는 더 말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지뢰제거가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정장관은 "그문제가 일종의 병목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상태로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정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핵폐기 요구에 응해올 수 있는여건이 마련된 만큼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