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해법찾기'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양상은 미국의 '선(先) 핵포기, 후(後) 대화' 요구를 거부하고 미국에대해 불가침조약 체결을 한결같이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북핵문제를 제기하는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면서 북한 입장의 '당위성'을 반복해서 선전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미국의 북핵문제에 대해 강경대응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고 미국이 단계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면서 북한도 나름대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북한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집행이사회에서 북한이 핵개발 계획 폐기에나서지 않을 경우 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른 대북 중유지원을 12월분부터중단키로 결정한 데 대해 아직까지 이렇다할 입장 표명을 않고 있다. 북한이 이 조치에 강력히 반발해 북미 기본합의문을 폐기하는 극단적 상황으로나갈지, 아니면 미국과 어떤 식으로든 타협에 나서는 협상전략을 구사할지는 속단키어렵다. 더욱이 다음달까지 북한이 핵사찰을 포함해 '가시적이고 검증가능한(visible and verifiable) 방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을 경우 경수로 건설 등 다른 KEDO 사업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다음달 중순을 시한으로 한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나아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북성명을 통해 북한 핵개발에대한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며 전향적인 태도를보임에 따라 북한의 대응도 주목된다. 물론 평양방송이 지난 17일 대미비난 보도물에서 부시 대통령의 '불침공' 의사를 "뒤집어 놓은 침략타령"이라고 한 마디로 일축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평양방송이 대남방송인데다 방송 내용도 미국의 그동안 대북정책을 비난하며 불가침조약 체결을 미국이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하순 이후 20일이 넘게 공개활동을 일절 않고있는 사실도 핵문제 '해법'에 대한 북한의 고뇌를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핵문제에 대해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첫 반응을 보인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창성군을 시찰한 이후 이달 들어 단 한차례도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방시찰보다는 직접 핵문제 등을 챙기며 해법을 찾고 있다는분석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북한이 신중한 탐색전을 펼치고 있는 핵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풀려 나갈지 북한의 대응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