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의 정몽준 대통령 후보를 19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지난 16일 전격 귀국함에 따라 한달을 앞둔 대선정국에 큰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귀국한 뒤 곧바로 검찰에 자진 출두한 이씨는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초 기자회견을 열어 (정 후보의) 다른 의혹도 밝히겠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 검찰은 17일 이씨를 출국금지시킨데 이어 이번주중 재소환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및 현대상선의 4천억원 대북 지원설 등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당시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을 불러 정 의원의 연루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아들의 병역비리 혐의로 사실상 검찰의 수배를 받으며 미국 등지를 떠돌던 이씨가 1년8개월만에 급거 귀국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병역비리 혐의로 이씨가 구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씨는 '96년과 97년 둘째 및 셋째 아들의 카투사 선발을 청탁하며 병무청 직원에게 8백만원씩 모두 1천6백만원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현재 둘째 아들 혐의는 공소시효가 끝난 상태다. 따라서 셋째 아들의 혐의만으로는 뇌물액수(8백만원)가 적은 점 등이 감안돼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검찰 안팎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다른 이유는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 후보를 본격적으로 흠집내기 위해 귀국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씨는 지난달 27일 일본에서 자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연 뒤 정 후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터뜨린데 이어 이날도 "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주가조작의 진실도 묻히게 된다. 마이크를 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 부분에 집착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