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정몽준(鄭夢準) 후보간의단일화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해 양 진영이 대선준비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예상밖의 부작용이 나타나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노무현 = 대선 공약 발표와 홍보 활동 및 후원금 모금 등 여러 방면에서 당초계획이 변경되거나 차질을 빚는 등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노 후보측은 당초 12일 대선 핵심공약인 20대 기본과제를 발표하려 했으나 이를19일로 연기했다. 좀더 충실히 준비하자는 이유도 있지만 협상이 진행중인 상태에서독자적인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탄' 모금 활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망돼지' 분양 등 소액 후원금 모금활동을 통해 하루 평균 1억원 이상 들어오던 후원금이 단일화 협상에 착수한 7일 이후엔 하루에 500만-1천만원선으로 줄었다. 오는 20일 서울 등 수도권지부 후원회를열 예정이나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돈이 적게 들어 올 수 있어 걱정"이라고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은 14일 우려했다. 더욱이 대구북부경찰서가 13일 `희망돼지' 저금통을 돌린 혐의로 2명의 시민을불구속 입건하는 악재가 발생하자 선대위는 `무분별한 희망돼지 단속을 우려한다'며즉각 논평을 내고 경찰당국과 선관위를 비판하기도 했다. 홍보분야도 마찬가지. 김경재(金景梓) 홍보본부장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에게 TV 합동토론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준비하고 있으나 협상때문에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8일께 중앙선관위에 제출해야할 법정홍보물은단일화에 성공하거나 무산될 경우에 대비, `단일후보 노무현' `민주당 후보 노무현'이란 2종을 준비해놓고 있다. 이와함께 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다 주춤하고 있는 것도 단일화 협상이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협상이 시작되자 국민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노.정 양인의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직능분야 조직확장 계획도 단일화로 인해 동력이 제대로 붙지 못하고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몽준 = 당초 정 후보측은 지난 5일 중앙당 창당대회 직후 대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었으나 후보단일화 논의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정책.집권 이미지 제고를 위한 이른바 `MJ 프로젝트'도 국정원 폐지 등 일부 사안만 거론한 채 접어두고 있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 등을 담은 대선공약 발표 시한도 오는 25일께로 연기하는 등 `후유증'이 적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 내부조직 정비작업도 지지부진, 효율적 대선체제의 조기 가동에 적잖은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선대위를 구성했지만 상층 조직만 갖추는 선에 그치고있어, 실제 대선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진의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당내에선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자조섞인 푸념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 대선운동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지구당 창당작업도 지연되고 있다. 전국 227개 지역구 가운데 54곳의 지구당 조직책을 선정했으나 실제 지구당 창당대회까지 마친 곳은 37곳에 불과하다. 일부 지구당의 경우 정 후보의 여론지지도 저하 등에 따라 발을 빼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으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난맥상은 후보단일화 협상단에 이 철(李 哲) 조직위원장과 박범진(朴範珍) 기획위원장 등 조직.기획의 핵심 인사들이 포함된 데에도 원인이 있다. 당내 후보단일화 대책위원장을 신낙균(申樂均) 선대위원장이 맡고 있는 등 당 지도부가 단일화에만 주력하다보니 대선 업무는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는 것. `정당 전문가'인 윤원중(尹源重) 전 민국당 사무총장 재영입을 서두르는 것도이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다. 통합 21은 대선자금 모금을 위한 중앙당 후원회도 당초 이번주중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18일로 연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추승호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