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나포한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를 돌려줄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그후 입장을 바꿔 배를 돌려주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13일 밝혔다. 지난주 평양을 방문, 북한 당국자들과 만나고 돌아온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은자신의 평양방문을 초청한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 부상의 지난 10월 3일자 서한에서 푸에블로호를 돌려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었다고 말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총재이기도 한 그레그 전 대사는 그러나 자신이 이달 2-5일북한에서 김계관을 비롯한 다른 관리들과 만났을때 "상황이 변했다. (푸에블로호 송환은) 이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레그는 북한은 최근 불거진 핵문제를 거론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제임스 켈리 미 국무 차관보에게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한지 2주만에 북한이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개발계획을 폐기하지 않는 한 어떤 협상도 재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美.北관계의 앞날을 가늠할 초기 징후는 불법 핵개발에 대한 응징으로 북한에대한 미국의 중유제공을 중지할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4일 뉴욕에서 열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 전 대사는 중유제공 중지결정은 핵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평양에서 북한 관리들과 만나 본 결과 북한은 이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푸에블로호 송환제의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관심이 있다는 북한의 의사표현이라는 그레그 전대사의 견해는 부시 행정부에서 별다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