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통합21 정몽준(鄭夢準)후보가 13일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7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전국농민회총연맹 주최 `우리쌀 지키기 농민대회'에 참석, `성난' 농심을 붙잡기 위한 경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개인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먼저 등단한 노 후보는 "농정이 성공하지 못해 송구스럽다. 무너지는 가슴을 잘이해한다"며 자신의 농림해양수산위원 경력을 내세워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강조한 뒤"나는 모내기도 해보고 감나무 가지도 쳐보고 수해에 고향 친구 과수원이 물에 잠길까봐 걱정하는 농민의 아들"이라며 "농업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연설대목이 끝나자 마자 참석자들 사이에선 박수와 야유가 함께 터져나왔고 한 참석자가 던진 계란이 노 후보의 아래턱을 명중, 잠시 소란이 일었다. 하지만 노 후보는 곧 연설을 재개, "개방은 최대한 저지하겠다"고 말하고 "그러나 책임없이 장담하지는 않겠다"고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특히 그는 "농가부채도 사후에 마냥 경감하는 식이 아니라 기업처럼 농민도 회생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며 농업보험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하고 수해 등에의한 피해에 대해선 보험적용이 안되면 국가가 최종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또 "여러분이 추천하는 농림장관을 기용하고 중요한 농정에 대해선 대통령이 직접 서명함으로써 어떤 장관도 무시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면서 "독일도 협동조합을만들어 농업을 살려낸 만큼 우리도 할 수 있으니 희망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정 후보는 노 후보와 달리 나지막한 톤으로 "정치인들이 제대로 했다면 여러분이 이렇게 모일 일이 뭐가 있겠느냐"면서 "더 이상 농민을 속이는농정은 안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농업예산의 70%를 농가소득을 보전하는데 쓰겠고 농가부채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으나 곳곳에서 야유가 나오는가 하면 냉담한 반응이 계속됐다. 하지만 정 후보는 "농사꾼의 아들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하고 건강보험료 최소 50% 국고 지원을 공약하며 "추운 겨울에 이렇게 고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는 등 노 후보보다 절반정도 짧게 연설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