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94년 미국과 체결한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계속 지키고 있다고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가 13일 평가했다. 미국 윌리엄&메리대학 미첼 라이스 교수(전 국무부 자문관)는 '미국의 소리(VOA)'방송과의 대담에서 "북한에 대한 중유 공급은 지난 94년 미국과 이뤄진 기본 핵합의의 일부 사항"이라면서 그같이 밝혔다. 라이스 교수는 북한이 기본 합의문을 준수하고 있는 사례로 △영변에서의 플루토늄 생산 계획 동결 △영변 핵 시설에 대한 국제사찰단 사찰 허용 △핵 원자로 미가동 △재처리 공장 미가동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94년의 핵합의를 계속 지키고 있다는 일부 상당히 실질적인 면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5년부터 99년까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고위 정책자문관을 지낸 라이스 교수는 "북한에 대한 중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북측이 핵합의의 일부(조항)를 실제로 위반할 것인지가 문제다"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합의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주요 사안도 바로 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유를 선적하는 KEDO는 관련 국가간의 합의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한 나라가 반대하면 일이 실행될 수 없다"면서 "북한에 대해 중유를 공급하든 하지 않든 미국과 일본, 한국은 이 과정에서 합의를 이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라이스 교수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핵 문제에 관한 입장을 조율하지 못할 경우 한-미, 미-일 관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