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국민통합21 정몽준 대통령 후보간 '후보단일화'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정 후보측은 13일 후보단일화 방안으로 일반 국민과 양당 대의원이 절반씩 참여하는 여론조사 방식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후보측은 "여론조사는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며 거부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이날 오후 후보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민주당=이해찬 협상단장은 "대의원은 각기 소속 정당을 대변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지난 협상때 이미 받을 수 없다고 통보한 안을 다시 제안한 것은 유감"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낙연 대변인은 "여론조사는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국민통합21측은 40개 지구당의 대의원 뿐이며 이들이 국민의사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선대위는 이날 밤 늦게까지 본부장단 회의를 열고 '국민 상대 여론조사' 원칙을 재확인한 뒤 14일 열릴 후보회담 실무접촉 대책을 논의했다. ◆국민통합21=이철 협상단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두 후보의 만남에 걸림돌이 돼왔던 단일화 방식을 양보할 용의가 있다"면서 "민주당의 국민경선처럼 국민 50%,대의원 50%의 비율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한나라당의 교란과 역선택 유도에 의한 민의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대의원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날 불교방송과의 회견에서 "국민통합21과 민주당은 모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두 당의 정강과 정책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단일화 협상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혹시 정책이 다르다 하더라도 그런 차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후보회담 실무접촉=민주당 신계륜 후보비서실장과 통합21 민창기 유세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접촉을 가졌으나 기존 입장만 되풀이한채 별다른 의견접근을 보지 못했다. 이들은 14일 오전 다시 만나 실무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정종호·윤기동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