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난항하면서 민주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을 비롯, 반노(反盧) 의원들의 탈당 여부 및 결행 시기에 다시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협상추이를 보면서 저울질하던 의원들이 협상 결렬로 판정날 경우 동반탈당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능성이엿보이는 협상이 진행될 경우 어떤 결정도 안내릴 것이나 하는 척 하는 것은 소용없다"고 말하고 단일화 실패시 거취에 대해 "가까운 의원들과 의논하겠다"며 "혼자뭣하러 움직이겠느냐"고 반문, 동반탈당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노 후보 지지율이 낮은 게 문제가 아니라 중도개혁 노선에서 벗어나급진적인 진보정당으로 가려는 것이 문제"라며 `다른 의원의 말'을 인용, "마음에들지도 않는 정책을 홍보하는 것은 위선적인 행동" "가만히 있는 것은 더 부도덕한것"이라고 말해 후보단일화에 합의할 경우도 노 후보 반대편에 설 것임을 내비쳤다. 이 협(李協) 최고위원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단일화가 안될 경우 거취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에 "해야지"라고 답했다.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니 금주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라며 "단일화가 잘 될 것으로 생각하고, 단일화가되면 탈당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단일화 협상의 시한인 이번주말이나 내주초까지 협상 진전이없을 경우 적게는 4-6명, 많게는 10여명의 집단탈당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탈당할 경우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가 추진중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참여하지 않고 통합 21에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후단협측은 "우리들과 함께 하기로 돼있다"고 주장하지만, 박 위원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중부권 신당론'에 대해 "대선을 겨냥한다면 옳지도 못하고,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 이, 정 위원 등 호남 중진의원들이 탈당대열에 합류할 경우 탈당규모가 더 커져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분당되는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최근 "나는 당과 함께 하겠지만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당에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고, 후단협측은 "호남 중진의원들이 동반탈당하면 지금까지의 탈당 규모(21명)를 넘는 탈당 러시가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