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대선의 '마지막 변수'인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양측은 9일 협상을 통해 TV토론을 통한 검증과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경쟁적 방식'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원칙에 합의하는 등 일부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합의내용 발표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하루만에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대선 일정상 금명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후보단일화는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쟁점=양측은 협상을 통해 TV토론과 '국민참여적 요소를 가미한 경선'이라는 절충형 방식에 의견접근을 봤다. 또 당대당 통합이 아닌 연대를 통한 단일화쪽에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이해찬 협상단장은 "국민이 참여하는 방식을 구체화하면 경선일 수도 있고 더 좋은 다른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은 쟁점은 선거인단 구성과 전국 동시경선 등 경선절차다. 양측은 전체 선거인단의 60% 안팎을 양당의 대의원으로 구성하고 40% 안팎을 무작위 추출이나 인터넷 모집,여론조사 반영 등으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주변에서는 전자투표기를 도입,전국에서 동시에 투표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협상 전망=쟁점인 선거인단 구성방식은 두 후보간 유·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타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 후보측은 여전히 국민참여경선을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정 후보측은 여론조사 등에 무게를 싣고있다. 이러한 가운데 통합21측은 민주당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통합21은 10일 양당의 단일화 협상단이 국민경선에 합의한 것처럼 보도된데 대해 민주당의 사과부터 요구했으며 "내 말이 와전된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민주당 이호웅 의원의 입장표명에 대해서도 사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오철호 협상단장은 "민주당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통합21측은 아울러 단일화협상때 전날 불참했던 후단협의 협상참여문제도 재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찬 단장은 "통합21 이철 위원장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며 "민주당은 후보단일화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이같은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현 구도로는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데 양측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극적인 타협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재창·정종호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