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와의 관계설정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자민련 의원들이 한나라당 수뇌부의 결단을촉구하고 있는 마당에 더이상 자민련, 특히 JP문제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회창(李會昌) 후보도 8일 핵심측근을 통해 지난 6일 밤 자민련 의원들이 한나라당과의 연대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오장섭(吳長燮) 총장이 이 후보 지지를 촉구하며 `JP 2선퇴진'을 거론, 총장직 해임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내용이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도 `이제 JP 문제의 매듭을 풀어야 할 한계시점에 도달했다'고 직감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 후보와 서 대표, 김 총장은 8일 오후 JP와 자민련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났는지에 대해서는 즉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당 수뇌부 중 일부는 "JP가 비록 대통령은 못했지만 한국 정치사상 유일하게 10선 의원이 되는데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JP 포용' 쪽에 무게를 실은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그러나 당내 의견은 찬반이 팽팽한 상태다. "JP를 끌어안을 경우 이 후보의 `3김청산' 구호가 무색해지고 20,30대 젊은층 표가 달아날 것"이라는 비판론과 "JP를끌어안고 `이회창 대세론'으로 가야 한다"는 긍정론이 교차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자민련과의 당대 당 통합은 있을 수 없다"는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당대당 통합을 할 경우 자민련의 재정부채와 사무처 직원들을 끌어안아야하고, 조직책 선정 등을 둘러싼 갈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핵심당직자는 "JP가 전국구인 점을 감안하면 결국 당대당 통합을 해야 하지만통합은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만큼 JP가 구국의 결단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고오히려 `JP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당일각에서는 "JP가 조건없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자민련을 사수하거나 또는 한나라당으로 들어와 상임고문 등의 자격으로 이 후보를 조언하는 형식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