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8일 낮 여의도음식점에서 정대(正大) 총무원장을 비롯한 조계종 산하 주지스님 35명과 오찬을 함께하는 등 불심잡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가 정대 스님을 만난 것은 지난 5일 조계사를 찾아가 부친 홍규옹 장례에 조문해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한 데 이어 이번주 들어서만 벌써 2번째다. 오찬 회동에서 이 후보는 특히 '총풍' '세풍' 등 이번 대선에 임하기까지 겪은 숱한 어려움들을 회고하며 "여러 일들을 겪다보니 불교가 마음을 다스리고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케 하는 자기수련의 종교인 것 같다"며 '불심'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정대 스님은 "이 후보가 집권하면 종교문화정책에 각별한 신경을 써달라"면서 "특히 문화관광부 장관은 특정 종교에 심취되지 않은 중립적 인사로 기용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또 '카파라치'(교통위반전문신고꾼)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카파라치가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해도 도의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집권하면 카파라치를 꼭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스님들은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속철 공사로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담겨있는 주요 문화재들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