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의 회동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관계개선 차원을 넘어 대선을 40여일 앞둔 정국에 중대한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오후 부친 홍규옹 장례에 조문한 JP에게 "한번 찾아뵙겠다"는 뜻을 밝혔고, JP도 "언제든 좋다"고 서로 회동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만약 JP가 이 후보 지지를 표명한다면 충청권의 표쏠림 현상에 따라 `이회창 대세론'이 급격히 굳어질 수 있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후보단일화 논의에도 충격을 주는 등 대선가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 후보가 수일내 JP를 만나거나 찾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한나라당내 중론이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7일 "이 후보가 JP에게 조문 답례로 `한번찾아뵙겠다'고 했지만 금명간 찾아가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자민련 내부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사람의 회동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자민련 의원들의 6일 밤 집단행동이 그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자민련의원 10명은 이날 김학원(金學元) 총무 주재로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어 "JP가 금명간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여부를 선언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같은 뜻을 JP에게 전달했다. 참석자 대다수는 "JP가 정기국회가 끝나는 8일 이후 이 후보 지지선언을 해야 하며 `중부권 신당설'은 있을 수 없다"는 데 공감함으로써 JP에게 `이 후보 지지'를압박한 셈이다. 모임에 참석했던 3선 의원은 "참석자 10명중 8명은 JP가 이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나머지 2명은 `그렇게 되면 항복하는 꼴'이라며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진은 특히 "JP는 한 평생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살아오고 결단을 내린 분인만큼 이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며 "그러나 JP가 결단을 내리기 위해선 이 후보가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이 후보측의 `성의'를 기대했다. . 한나라당쪽에서도 미세한 기류변화가 감지된다. "당대 당 통합은 있을 수 없고,JP가 백기투항해야 한다"던 기존 강경기류가 상당히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미래연대의 의원영입 반발기류에 대해 "오는 사람을 어떻게 안받느냐"고 못박았고, 신경식(辛卿植) 대선기획단장도 "이 후보와 JP가 원수진 사이도 아닌데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일각에서 "자민련 공략을 자제하는 대신 JP의 간접적 지지의사를 얻어내 대선까지 가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