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개발 저지 공세에 맞서북한이 세계 각국에 파견된 외교관들을 동원해 잇따라 맞대응 기자회견을 갖는등 게릴라식 선전공세에 나서고 있다. 홍콩과 독일, 미국, 중국,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들은 최근 일사불란하게 긴급기자회견이나 현지 언론 인터뷰 등을 갖고 미국의 주장에 반박 논리를 전개하거나 불가침조약 체결 등을 제의하고 있다. 이도섭(李道燮) 홍콩 주재 북한 총영사는 5일 홍콩의 명보(明報)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기고만장한 태도를 버리고 북한과 평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하겠다면 북한도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영사는 "최근 사람들이나 언론은 우리가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핵무기는 대량 살상 무기로 당연히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의춘(朴義春)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달 31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의 주권침해 위협에 맞서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최진수(崔鎭洙) 중국 주재 북한 대사도 1일 베이징(北京)에서 8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과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체결,안보상 우려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 3일 미국 뉴욕타임스와 회견을 갖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끝낼 의지가 있다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시설에 대한 국제사찰 허용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보 독일 주재 북한 대사는 4일 독일 일간지 노이에스 도이칠란트와의 회견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미국에 대해 불가침 조약 체결 등을 촉구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