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노(反盧)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현상이 본격화됨으로써 최종 탈당 규모와 대선구도에 미칠 영향 등이 주목된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론은 당초 후보단일화를 명분으로 했으나, 이미 한나라당에 입당한 전용학 의원 뿐 아니라 지난 1일 탈당한 김명섭, 강성구 의원과 3일 탈당한 이근진 김윤식 의원도 궁극적으로 한나라당 행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의원간 후보단일화 추진을 명분으로 한 민주당내 반노세력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의 탈당 후 진로가 더욱 불투명해지는 등 대선정국에 안개가 짙게 끼는 양상이다. 3일 현재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은 지난 8월 안동선 의원을 포함해 6명에 이르고,후단협 의원들중 김원길 박상규 이윤수 박종우 김덕배 곽치영 설송웅 이희규의원 등7,8명의 의원이 4일 탈당을 공언하는 등 탈(脫) 민주당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전국구인 최명헌 장태완 박상희 의원 등은 의원직을 온존한 채 탈당할 수 있기 위해 당에 자신들을 제명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어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오는 8일을 전후해 홍재형 장성원 송석찬 최선영 유재규 김경천 박병석 의원과 이인제(李仁濟) 의원 계보인 원유철 송영진 의원 등이 탈당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탈당파는 23명에 이르고, 후단협측 주장대로 지도부급 중진 3-4명이 가세하면 26-27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실제 이같이 될 경우 탈당사태는 단순 이탈의 범위를 넘어 민주당 분당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대선정국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일까지 먼저 탈당을 결행한 의원 대부분은 한나라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거나 지역구 여론을 이유로 한나라당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후단협을 중심으로 한 교섭단체 구성여부는 미지수이다. 실제 이날 탈당한 이근진 의원은 "일단 무소속으로 있겠다"면서도 "정계 대개편 과정에서 움직일 것이며 지구당 사람들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한나라당행을 배제하지 않았다. 탈당 의원중 일부가 한나라당 입당을 택할 경우 후단협은 내부 구성원간 상호불신속에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숫자가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행 의원들에 대한 당안팎의 여론역풍때문에 명분을 상실하는 등 진로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때문에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지난 1일 저녁 김명섭 의원을 만나 한나라당행을 만류하는 등 반노.비노측 중진들은 의원들의 탈당까지는 막지 못하더라도 한나라당행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 후보가 이날 정몽준(鄭夢準) 의원에게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공식 제의하고 5일까지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탈당파 의원들의 최종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날 탈당한 김윤식 의원은 "단일화는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노 후보도 배제해선 안된다"면서 "단일화 노력을 관망하고 순수하게 잘 진행되면 참여할것이고 안되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노측 한 관계자는 "노 후보측에서 추가 탈당을 막고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여론의 압박을 비껴가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후단협 내부 기류가 ▲교섭단체 구성을 통한 후보단일화 추진 ▲한나라당 선호 ▲정몽준 신당 합류 ▲중부권 신당론 등으로 나뉜 가운데 중부권 신당론에 대해 원유철 의원은 "지역정당은 이제 없어져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고, 김윤식의원 역시 "중부권신당 등 생존만을 위한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고형규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