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성능 정찰기가 북한 해안 또는 전방 지역을 동서 또는 남북으로 종횡하며 북한 내 움직임을 파악하는 횟수는 대체로 미국이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펼 때 줄어들고 대북 대화를 모색할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북한이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매달 밝히는 '미국의 공중정탐횟수'를 근거로할 때 미국의 대북 정찰 횟수는 최근 약 4년 동안 계속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지난해까지는 매년 3월 최고조에 이르다 이후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왔다. 미 군 당국의 대북정찰횟수는 1999년 한 해 140∼150여회에서 2000년에는 180여회 전후로 늘어났으며 이 해 3월에는 210여회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부시행정부가 출범해 북한에 대한 강경책으로 일관한 지난해에는 2000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어 적을 때는 130여회(6.7월)와 140여회(5.10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정찰횟수가 가장 많을 때가 3월 180여회였고 1.2월과 9.11.12월 모두 160여회로 이 해 미국은 대북 공중 정찰을 통한 정보 수집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면서대북 강경 드라이브를 계속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올 4월까지 계속돼 미국이 대북 대화에 소극적인 가운데 정찰횟수도 크게 늘지 않다가 5월 이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연초부터 임동원(林東源) 특사 방북(4.3-6)까지는 별 움직임이 없다가 5월이후 미국이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에 이어 켈리 특사 방북을 본격 추진하면서 미국이 대북 정보 수집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6월 서해에서 남북 해군 사이의 움직임이 긴박해지다 6월29일 서해교전이 발생하고 이어 7월말 브루나이 아시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미, 북-일간 외무장관회동이 이뤄진데 이어 8월 평양에서 북-일 당국간 회담이 연달아 개최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해빙의 급물살을 타면서 미국의 대북정찰 횟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볼 수 있다. 이런 격변이 평양에서의 북일정상회담(9.17)에 이어 10월 켈리 특사 방북(10.3-5) 및 '북 핵 개발 시인 파문'(10.16) 등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의 대북 정보 수집의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대북 정찰횟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 군 당국의 대북 정찰횟수가 매년 2월과3월에 피크에 달한 뒤 이후 조금씩 줄어들어 연말에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1999년 2.3월에 각각 160회와 170회를 기록했고 4월이후 연말까지는 130∼150회전후였으며 2000년에도 2.3월 각각 190여회와 210여회로 최근 몇 년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말까지 150∼180회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역시 3월에 180여회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연말로 가면서 130∼160여회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2월 180여회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3.4월 모두 150여회에 머물다 지난 5월 180여회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6월 190여회, 7월 180여회, 8월 200여회, 9월 180여회에 이어 지난달 다시 200여회로 늘어나는 등 8-10월 대북정찰 횟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