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수(崔鎭洙) 중국주재 북한대사가 1일 베이징(北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北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미간 불가침조약 체결,미국의 협상 테이블 복귀 등을 촉구한 것은 국제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한 선전활동으로 널리 관측되고 있다. 이날 최 대사의 발언은 지난달 25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불가침조약 체결 제의와 모스크바주재 북한대사의 발언에 이은 것으로 미국의 북한에 대한 핵 불사용과 불가침 등 북측 주장의 기본 뼈대는 거의 비슷하다. 베이징주재 외신 기자들은 회견 시작 1시간전인 오후 2시께부터 대사관 정문에 모여들기 시작했으나 입장은 오후 2시 40분께부터 이루어졌으며, 모두 80여명이 참석했고 서방 TV사들도 많이 왔다. 특파원들이 많이 모인 이유는 북한 핵문제, 신의주특구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예상된 이유도 있지만 북한대사관의 기자회견 자체가 잘 없다가 아주 이례적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대사관은 이날 기자회견에 한국 매체중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언론사에만 연락했다고 북한대사관의 관리들이 밝혔다. 기자회견장 정중앙의 최대사가 앉은 자리 뒤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혁명사상으로 더욱 철저히 무장하자", 왼쪽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만세", 오른쪽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 만세"가 첫눈에 들어왔다. 최대사는 약 1시간에 걸쳐 별 새로운 내용도 없는 핵 문제들에 대해서만 장황하게 나열한 후 질문을 받았으며 신의주특구나 탈북자문제 등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말하겠다면서 답변하지 않았다. 대사의 답변 방식도 외신 기자들이 질문을 약 10개 정도 했으나 일문일답을 피하고 종합적으로 답해 일부 기자들로부터 먼저 답변을 하고 또 질문을 받아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는 북한대사관이 국제적인 관례에 아직 익숙하지 않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려는 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최 대사는 기자회견 상당 부분을 10월25일의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장황하게 소개하는 데 낭비해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다 아는 말은 되풀이 한다는 불만이터져나왔다. 그는 북한이 핵을 먼저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데 대해 "선(先) 핵포기 주장은우리가 굴복하라는 것인데 굴복은 죽음이다. 죽음을 각오한 자는 당할 자가 없다는것이 우리의 선군정치의 일관된 입장이다"며 북한식 수사학을 널어놓았다. 그는 "선 핵포기 방식을 받아들인다면 1994년 북미(제네바) 합의 당시에 받아들였을 것"이라면서 그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1994년의 북미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시종일관 주장하면서 북한이 핵을 먼저 포기하라고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강도적인 요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먼저 핵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이유는 협상 카드에 사용할 수가 있고 실제로 미국의 공격과 핵무기 사용을 두려워하고 있기때문이다. 이때문에 최대사는 이날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통해 (조선의) 생존권과 자주권을 보장해주면 우리는 미국의 안보상의 우려를 해소해줄 수가 있다"고 말하는 등 생존권과 자주권을 자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핵 불사용을 포함한 "불가침조약은 조선과 미국의 안보상의 우려를 동시에 해소할 수가 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 대사는 유화적인 자세도 보여 "조미간 핵문제를 협상과 억제력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겠으나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협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북한이 "먼저 움직여나가라고 강요한다면 충돌밖에 없다"고 말했으나 전쟁 등의 위협은 가하지 않아 북미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자세를 취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