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부친 홍규 옹의빈소가 마련된 삼성의료원에는 1일 아침 일찍부터 정.관계, 재계 등 각계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 후보측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부터 일반 조문객을 맞이하기 시작했지만 장례식장 주변에는 1시간여 전부터 각계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 한국미래연합박근혜(朴槿惠) 대표 등이 다녀간 것을 비롯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도 이날 중 방문키로 해 `조문정치'가 이어졌다. 자민련 김 총재는 오전 11시20분께 조부영(趙富英) 국회 부의장, 정진석(鄭鎭碩)의원과 함께 도착, 헌화.분향하고 이 후보를 위로한 뒤 접객실에서 양정규(梁正圭)전 부총재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10여분간 환담했다. 먼저 양 전 부총재가 "잘 좀 도와달라"라고 하자 김 총재는 "사돈 남말하고 있네"라고 응수했고, 김 총재가 "조의금을 가져왔으나 안받는다고 하니 어떡하지"라고하자 양 전 부총재는 "다른 것으로 도와달라"며 `의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에 앞서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는 오전 10시25분께 도착, 헌화.분향하고 이 후보와 한인옥(韓仁玉) 여사에게 인사했다. 박 대표는 "우리 당에서도 예의를 갖춘 것일뿐"이라며 한나라당과의 당대당 통합추진 등 최근 정치적 행보와 연결시키는 것을 경계했다. 민주당에서는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오전 11시40분께 조문했고, 이에 앞서 한광옥 최고위원은 박양수(朴洋洙) 의원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특히 한광옥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환담하던 중 권철현(權哲賢) 비서실장이 "저희쪽 얘기지만 50일만 더 사셨으면 아들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시고 돌아가셨을텐데, 후보가 무척 안타까워 한다"고 언급하자 "장수하셨으니 호상"이라고 받아넘기며 은근히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97년 대선과정에서 관계가 소원해진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내외도 이날 오전 조문했고 이 전 총리는 빈소를 떠나면서 이 후보에게 "이 선배, 건강하세요"라고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밖에 최종영 대법원장, 황인성(黃寅性) 전 총리, 장대환(張大煥) 전 총리서리, 이종찬(李鍾贊) 전 국정원장, 김창성 경총회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임수 전 대법관, 김종인(金鍾仁) 전 청와대 경제수석, 리빈(李濱) 주한중국대사 등이빈소를 찾았고 선운사 법현스님, 연예인 이상용씨 등도 다녀갔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민주당 노무현, 민노당 권영길 후보를 비롯해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등도 이날 중 문상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조문객이 많이 몰려올 경우 교통혼란 등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것을 우려, 이날 당직자와 당원들에게 문상 자제를 당부했고 2일 장례행렬도 단촐히해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고 대신 가족용, 당직자용, 후원회원용으로 각각 버스 1대씩 3대만 운행토록 했다고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