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밀 핵개발계획 시인으로 시작된 북핵사태가 원만히 수습될 지 여부는 이번 달이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남북, 북일, 한미일간 북핵문제를 둘러싼 연쇄접촉이 예정돼 있는데다 오는 5일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미 의회내에서 북핵문제가 공론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16대 대선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는 점도 북핵사태 처리방향에 어떤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선 북핵사태 대처를 위한 한미일간 연쇄접촉 결과가 관심을 모은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3국은 오는 8-9일께 일본 도쿄(東京)에서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갖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또 오는 10-12일 서울에서 열릴 제2차 민주주의공동체(CD) 각료회의 기간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이 참석할 예정이어서한미일 3국 외무회담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멕시코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핵사태 처리방향에 대한 `큰 틀'을 마련한 3국은 이번 연쇄접촉에서 제네바합의 중단여부 등 구체적인 각론을 심도있게 논의할 침이다. 이에 앞서 오는 4일부터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북핵문제는 다시 한번 국제무대의 도마위에 오르게 되며, 4일 오전에는 한.중.일 3국 총리회담이 열려 북핵사태 공동대처 방안을 논의한다. 또 더글러스 페이스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내주 한일 양국을 방문해 국방당국간 협의에 나설 계획이며, 오는 17일에는 일본 지바(千葉)시에서 한일 각료간담회가 열려 북핵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북일 안보협상도 열릴 예정이다. 미국과의 협상길이 막혀 있는 북한이 "북핵사태의 해결없이 수교는 없다"는 방침이 확고한 일본을 상대로 새로운 카드를 꺼내놓을지 관심이다.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초청으로 2일 판문점을 통해 방북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의 북핵사태 중재여부도 주목된다. 그레그 전 대사의 방북은 개인자격으로 이미 북핵사태 전부터 예정돼 있었지만북측 관리들과 만나 북핵사태를 어떤 방식으로든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오는 5일 치러질 중간선거 이후 미국내 북핵사태 논의동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도 주목된다. 특히 벌써부터 일부 미 의회 의원들이 대북중유제공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등 북핵사태의 공론화를 다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 의회의논의동향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이밖에 오는 6일부터 남북 경제협력추진위 제3차 회의가 평양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는 등 남북간 대화일정도 적지 않아 북한이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입장을밝힐지 여부도 관심이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한미일간 공동대응책 마련과정에서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이는가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