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경제시찰단은 방문 엿새째인 31일 오전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를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경남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자력본부와 김해시의 태광실업,부산 컨테이너부두를 잇달아 둘러봤다. 시찰단은 고리원자력본부를 방문, 고리발전기 1~4호기중 3호기 내부를 살펴봤다. 고리 1~4호기가 경수로형인데다 북한 핵처리를 둘러싼 국제적인 논란 등 민감한상황임을 의식한 듯, 적극적인 질문을 던지던 그동안의 태도와 달리 남쪽 관계자들의 설명을 차분히 듣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방문했던 일부 회사들에 부탁하기도 했던 별도자료요청도 없었지만 관심을 감추지는 못했다. 박남기 단장은 원자력전시관에서 원자력본부쪽의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터빈은 보여주지 않을 것이냐"고 물었고 원자력본부 관계자는 "물론 보여드린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일부 시찰단은 발전기 3개를 더 건설할 계획이라는 남쪽 관계자의 설명에는 "고리 1~4호기와 발전용량이 같으냐"고 묻기도 했다. "취수구를 통해 끌어들인 바닷물이 배수구를 통해 나갈 때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느냐"는 질문에 "7도가 상승한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고리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시찰단이 발전용량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질문도 원자력발전에 대한 기술적 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들이 많았다"고귀뜀했다. 김철호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과학대학 부학장은 방문할 때마다 가장 열심히 질문하고 메모해 눈길을 끌었다. 김 부학장은 "'고찰'하신 내용을 날마다 정리하시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너무 바빠 그럴 짬도 없다"며 "북쪽에 가서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찰단은 신발제조업체인 태광실업에서 박 단장뿐 아니라 김히택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박봉주 화학공업상까지 나서 신발을 직접 만져보며 "밑깔창의 재질은 뭐냐","원가가 얼마냐","수출은 얼마나 하냐" 등 이례적인 관심을 보이며 많은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태광실업의 북한투자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기도 했다. 박 단장은 태광실업이 중국 청두에 현지공장을 두고 있다는 설명에 "왜 중국에다 하느냐. 북쪽에다 하면 좋지 않느냐. 북쪽에다 해야 된다"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향후 투자를 적극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