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을 놓고 강.온파 간에 극심한 알력을 보이고 있는 미국 행정부는 최근 이라크 공격이라는 초미의 과제 때문에 북한에 대해 필요한만큼강경책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조지 W.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끊임없이 뇌물로 달래려는 유화파들이 다시는 이같은 구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이번에야말로 강경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인터넷판에서 논평했다. 이 신문의 논설위원 대니 기팅스는 "뇌물을 주는 자들과의 싸움"이란 장문의 논평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피그미' `못된 독재자'로 부르는 등 노골적인 경멸을 드러내고 있지만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 담당대사를 비롯한국무부의 고참 외교관들과 클린턴 정부의 유임자들은 이미 실패한 대북 뇌물공여 정책을 계속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팅스는 북한을 둘러싼 행정부내의 투쟁은 이라크 등 다른 문제에 관한 것보다훨씬 치열하며 이는 유화파들이 깨진 합의나마 옹호해야 그들의 명성을 유지할 수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그 존재를 시인하지도 않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계획을중단하는 대가로 북한에 2개의 경수로와 석유를 제공한다는 94년의 이른바 `기본합의'를 비롯, 미국은 버릇처럼 북한에 뇌물을 제공해왔다고 지적하고 새 정부 출범으로 이같은 뇌물파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이라크 등 다른 문제에 대통령의 관심이 쏠려있는 지금 이들이 다시 득세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 지난 7월 성사될 뻔했던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방북계획이었으며 유화파에 동조하는 켈리 특사가 북한을방문했더라면 또 다시 평양의 술수에 넘어가 일련의 양보조치를 약속할 뻔 했지만서해교전 사건에 뒤이어 북한-파키스탄 사이의 무기 거래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무부내 `뇌물본부'의 의도가 빗나갔다고 지적했다. 기팅스는 파키스탄의 칸 연구소에서 원자로용 원심분리기가 북한에 넘어간 사실만으로도 부시정부는 북한이 94년의 `기본합의'를 깨뜨렸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 했지만 그래도 뇌물파는 여전히 켈리특사의 방북 때 우호적인 부시대통령의 편지를 전달하려고 시도하다가 강경파에 밀려 북한의 비밀핵계획을 핵심의제로 선택할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북한에 강경책을 쓰는 것은 사담 후세인 정권 전복이라는 움직임의 초점을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지만 행정부내에서는 이것조차 국무부 계획의 일부라는 의심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문제에 강경자세를보여왔던 폴 월포위츠 차관이 대북 강경책을 꺼리는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기팅스는 국무부내 뇌물파가 북한의 비밀 핵개발계획 시인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아직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강경 대응으로 이들을 완전히궁지에 처박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