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사격, 농구, 남자복싱 등 일부 스포츠 종목만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북한이 세계적으로도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비치 발리볼, 롤러하키, 수중발레, 여자복싱 등의 육성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5일 조선중앙TV는 최근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롤러하키 경기모습을방영했다. 평양철도국 선수단과 자강도체육학원 선수단 사이에 벌어진 이 경기에 대해 중앙TV는 "경기에 참가한 양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평시에 꾸준히 연마한 기술을 남김없이 보여 주었으며, 그들은 `순간 쳐 넣기', `외로 쳐 넣기', `손목 쳐넣기'등 여러 가지 `쳐 넣기 기술'과 잘 조직된 연락으로 경기를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90년대 후반부터 롤러하키를 육성해 온 북한은 지난해 10월 초에는 대만에서 열린 제9차 아시아 선수권대회 남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여름에는 해수욕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관계로 북한에서는 '퇴폐적인' 스포츠로도 인식될 수 있는 비치 발리볼을 노동신문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은 국제배구연맹에서는 지난 89년 8월 이 종목을 전 세계에 보급하고 발전시킬 목적으로 첫 세계대회를 창설했으며, 이후 "세계적 범위로 보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모래터 배구'라고 부르고 있는 비치 발리볼의 공식적인 대회는 아직 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중발레도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육성돼 작년 8월 24∼26일 홍콩서 열린 제1회 에이지 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개 종목을 석권,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북한 수중발레는 수산성 체육선수단을 비롯해 각급 체육선수단에 팀을 두고 있으며, 백두산상체육대회 등 권위 있는 체육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터키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여자복싱은 90년대 후반 들어 육성되기 시작해, 지난 98년 7월 중국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5개국 프로복싱대회 참가하면서 국제무대에 모습을 나타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여자복싱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발전 가능성이 큰 1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을 발굴, 양성하고 있어 더욱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밖에도 북한은 중국의 우수(武術), 일본의 가라데와 유도(유술)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5월 말에는 평양에 `국제무도경기위원회' 본부를 설치한 데 이어 내년에 그 첫대회를 태권도 및 유도와 함께 이 종목으로 치르기로 했다. 지난해 7월 8일자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에 따르면, 이를 위해 이 위원회에서는국제가라데연맹(IKF), 국제샴바데(러시아 고유무예)연맹, 국제합기도연맹 등을 대상으로 조직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같은 북한 스포츠 종목의 다양화 움직임은 북한의 스포츠 대외교류 활성화 방침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서 발간되는 대중잡지 천리마는 작년 '21세기 체육은 어떻게 발전할 것 인가' 제하의 연재 기사에서 앞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 간에는 체육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체육활동의 국제적 성격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체육교류를 활발히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잡지는 스포츠의 발전이 국위를 선양하고 민족의 우수성을 키워 나가는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여러 분야의 체육을 발전시키기 위해 각 나라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척호기자 chchoi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