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은 29일부터 이틀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지난 2000년 10월 이후 중단되어온 양국간 수교협상을 2년만에 재개한다. 이번 협상은 지난 9월 17일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재개되는 것으로, 지난 1991년 이래 12번째 교섭이 된다. 양국은 협상에서 ▲일본인 납치생존자 및 북한내 가족들의 영주귀국 문제 ▲북한의 새로운 핵개발 중단문제 ▲일본의 대북 경제협력 시행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국교정상화의 가능성을 탐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상은 한.미.일 3개국 정상이 27일 멕시코에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라는 합의를 도출한 직후 열린다는 점에서, 북한의 태도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즈키 가쓰나리(鈴木勝也) 일본 협상대표단 대표는 28일 콸라룸푸르에 도착한 후 정태화 북한측 대표와 비공식 협의를 한 자리에서 "납치문제와 핵개발 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수교교섭의 진전도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측 정 대표는 "생각해 보겠다"고만 대답한 것으로 전해져, 29일첫날 회의부터 핵심 의제를 둘러싼 양측간 시각차이로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북한과 일본의 수교교섭 대표단은 28일 저녁 콸라룸푸르에 각각 도착했다. 스즈키 대표는 도착 직후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에서 일본측의 목표는 일본인 납북자문제와 북한 핵문제를 포함하는 안보 문제에서 진전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태화 대표는 공항 도착후 `핵문제로 여러 가지 오해를 받고 있는데 이 문제를 논의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납치문제에 관해서는 "그건 끝난 일"이라고 대답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