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강행군으로 지친 듯, 북측 시찰단은 예정보다 1시간 10여분이 늦은 오전 9시40분쯤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에서 경기용인시 소재 닭고기 가공업체 마니커로 출발하며 방문 사흘째 일정을 시작했다. 북측 시찰단은 지난밤 주암회(6·15 정상회담 당시 수행원들 모임)가 주최한 만찬을 늦게까지 함께 한 데 이어 예정에 없던 남산 서울타워를 들르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다. 북측 대표인 박남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은 "피곤해서 늦었느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그렇다"고 답해 75세 고령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해 보였다. 특히 북측 시찰단 중 일부는 남측 관계자들이 가져다 준 술깨는 약을 먹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피곤함 속에서도 북측 시찰단은 우리 산업체를 방문할 때마다 미리 자료를 요청하고 현장에서는 상세한 부분까지 질문공세를 퍼붓는 등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도 용인 마니커 본사에 도착한 시찰단은 한형석 사장으로부터 영접을받고 박 위원장은 방명록에 "뜨거운 환영, 환대에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이에 한 사장은 "지난 6.15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대통령에게 평양의 닭고기 공장을 보여준 것으로 기억한다"며 "남북한간 교류를 통해 닭가공 산업을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북측 시찰단은 마니커 본사와 공장에서 닭고기로 만든 가공식품을 시식하면서한 사장으로부터 회사 현황과 국내 닭고기 가공산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북측 시찰단은 특히 닭고기 가공 사업에 관심이 많은 듯 미리 회사측에 닭 사료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찰단의 한 관계자는 마니커 사육본부장 등 간부들에게 닭 사료의 성분 등에대해 메모까지 해가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견학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박남기 위원장은 한 사장에게 이산가족인 북한에 있는 친형의 이름을 묻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