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28일 '현대전자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특검제와 국정조사 도입 주장으로 맞선 것은 위기의식의 발로로 풀이된다. 정 의원이 "이 문제로 잠을 못잤다"고 밝힌 것이나 당초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절박감을 반영한다. 자신의 지지도가 하향추세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현대출신 인사가 주가조작 의혹을 폭로, 자칫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 의원은 이날 배후를 명확하게 지목하지 않았지만 우회적인 방법으로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거론하고 병풍(兵風)에 대한 공세를 시도, 도덕성 의혹에 대한 '맞불 놓기'를 시도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요지. --이 전 회장이 98년 현대중공업의 거액동원을 정 의원이 모를리 없다고 했는데. ▲이씨의 언급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 현대중공업 고문으로서 제 소임을 다했다.중요한 결정은 대표이사가 하고 대표이사의 결정 때 자문에 응했다. 경제학 공부한사람으로서 대기업 지배구조 및 경영행태에 개선할 점이 많다고 생각해왔고 바람직한 방식으로 경영했다. 의사결정 때 불법관여하거나 사익을 위해 지시한 바 없다. 세계적으로 건실한 회사이다보니 현대중공업의 풍부한 자금력을 차용, 유용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것은 내 불찰이다. 이 사건 말고도 다른 거래에 관해서 대표이사할 때도 정상적이고 위험 부담도 없는 금융거래는 상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전 회장이 기자회견을 한 배경은 뭐라고 보나. ▲여러분들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년 전 한나라당 회의에서 이회창 총재가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회장, 정몽준의원이 배후세력이라고 말했다. 강신옥 변호사에게 수임을 부탁하니까 '야당 총재가 그런 일로 법정에 끌려나올것 같으냐'고 해 고발을 안했는데 그때 못한 것이 큰 불찰이다. 한나라당이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데 무슨 소문을 또 퍼뜨릴지 걱정이다. 선거에서 이기고자 수단방법 안가리는데 기회가 되는대로 해명하겠다. 이회창후보의 병풍 사건이 신문에 따라 '증거가 없다',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나왔는데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 후보는 어떤 검찰 발표는 사실이고 다른 것은 아니라고생각하는지, 법대로의 기준이 뭔지 해명해달라. --이 전 회장을 고발하는가. 정몽헌씨 측근이었는데. ▲언급할 필요가 없다. 하여간 (몽헌 형이) 그 사람의 판단을 상당히 따른 것 같은 데 오래 전부터 신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설득력있게 못한 게 잘못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시각은. ▲김대중 대통령이 싫어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아직 영호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내가) 높거나 비슷한 지지율 보이고 있다.이 후보가 얼마전 강원도에 와서 시장에 들르기로 했는데 강원도에서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얘기듣고 기분이 나빠서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