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들은 테러척결이 경제 공동번영의 지름길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27일(이하 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 폐막성명에 APEC 회원국들의 강력한 반테러의지를 재반영키로 했다.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APEC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26일 오전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개막된 제10차 APEC 정상회의 첫 날 회담의 기조연설에서 "테러에 대한 굴복은 국제교역의 악화와 빈곤의 악순환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안보에 대한 관심이 경제발전의 초석"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테러문제에 많은 우려와 관심을 쏟고 있는이 시기에 각국이 (빈곤과 문맹 퇴치 등) `경제적 의무' 이행에 소홀히 한다면 테러의 싹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명 경제발전을 통한 테러척결을 강조했다. 최근 발리섬 폭탄테러로 183명의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대통령은"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발생할지 모르는 테러사태는 철저히 응징돼야 마땅하다"며 (테러에 대한) 각국의 준엄한 입장을 거듭 촉구한 뒤 "그러나 발리섬에 대한 여행자제 조치는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존 하워드 호주총리도 "안보는 교역의 활성화를통한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따라붙는 전제조건"이라며 "공동번영의 틀을해치는 테러는 우선적으로 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테러공격에 대해 면역체제를 갖춘 나라는 지구상에결코 없다"고 전제, "어느 국가든 테러공격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이상 국제적 공조체제 아래 반테러 운동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거듭 설명하고 대이라크 유엔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APEC 회원국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회의에서 "교역량 급증 등 중국경제의 팽창이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의 경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기업인들의 우려에 대해 중국이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점을 강조한 뒤 "우리 모두 한 배에 탄 승객들인 이상 합심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한.미.일 3국 정상은 이날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개발계획의 즉각 포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이번 APEC 정상회의가 경제.기술 상호협력과 경제발전 등을 추구한다는 출범취지에서 벗어나 반테러 등 안보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대한 일부 회원국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대다수 회원국들은 "테러척결 등 안보비용이 증가하면 회원국모두에게 손해"라며 일축하는 분위기였다. APEC 정상회의는 27일 오전 제2차 정상회의에서 테러척결과 경제발전, 투자.교역 활성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정상선언문을 발표한 뒤 폐막한다. (카보 산 루카스=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