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7일(한국시간)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제네바합의의 위반이라는데 동의하고 '신속하고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을 북한측에 촉구했다. 제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멕시코를 방문중인 3국정상은 이날 새벽 로스 카보스 웨스틴 레지나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를집중논의, `핵무기로부터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뒤 공동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3국 정상은 발표문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핵무기 프로그램이 미북 기본합의문(제네바합의), 비확산협약(NPT), IAEA(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협정 및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위반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서 ▲신속하고 검증가능한 방법에 따른핵 프로그램의 폐기와 ▲모든 국제적 의무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했다. 3국 정상은 이와함께 "북한 핵문제를 3국간 긴밀한 협의 및 전세계 모든 관심국들과 함께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강조한다"면서 "다음에 취할 조치와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3국 정상은 "남북대화 및 일북 수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해 북측이 신속하고 확실하게 응할 것을 촉구하는 중요한 통로로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지난 2월 한국에서의 발언과 미북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과감한 접근방법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북 평양선언의 완전한 준수, 특히 핵문제 및 납치문제를포함한 안보문제에 관한 부분의 완전한 이행이 없이는 일.북 수교회담이 완료될 수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최근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은 북측에 핵문제의 신속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3국 정상은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참여의 폭을 넓히는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유의한다"면서 "북한의 국제사회와의 관계가 이제부터는 핵무기 개발계획을 폐기하기 위한 신속하고 가시적인 행동여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회담결과에 대해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3국 정상은 북한 핵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이 문제의 철저한 규명과 조속한 폐기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특히 한반도에 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이번 문제가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는데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3국은 11월초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에 이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민주주의공동체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길에 대북 경수로 지원 및 중유 제공 지속여부 등 `다음에 취할 조치'들을 집중 협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파월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하는 등 미국은 북한측에 `선 핵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대북적대시 정책의 포기'를 미국측에 촉구하고 있어 북한 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 카보스 = 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