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27일 3국정상회담은 북한의 핵개발 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큰 틀의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라는 점에서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진행됐다. 0...제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멕시코의태평양 연안 휴양도시인 로스 카보스 웨스틴 레지나 호텔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은사안의 중요성 때문인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40분 가량 진행됐다. 웨스틴 레지나 호텔은 부시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숙소이며, 회담장 주변에는미국측 경호요원 및 멕시코 경찰이 배치돼 삼엄한 경호.경비활동을 펼쳤다. 특히 미국측의 요구에 따라 회담장인 살라 마하룸에는 회담 배석자 이외에는 보도진의 접근이 불허됐다. 3국 정상은 회담이 끝난뒤 건물밖 정원에서 보도진을 위해 간단한 사진촬영에응했으나 공동기자회견을 갖지는 않았다. 회담은 예정시간인 오전 2시30분께 회담장 옆 대기실에 기다리고 있던 3국 정상이 회담장으로 이동하면서 시작됐다. 3국 정상은 반갑게 악수하고 인사를 교환한뒤 회담에 들어갔으며, 회담의 대부분을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할애했다. 특히 회담장에 먼저 입장한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이 회담장에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나 회담장 입구까지 걸어나온뒤 김 대통령의 손을 잡으면서 각별한 우정을표시했다. 우리측에선 최성홍(崔成泓) 외교부 장관, 임동원(林東源) 외교안보통일특보,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배석했으며, 미국측에선 콜린 파월 국무장관,앤드루 카드 대통령 비서실장,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또 일본측에선 아베 신조 관방부장관, 다카노 도시유키 외무성 외무심의관 등이자리를 함께했다. 0...3국 정상은 회담이 끝난뒤 북한에 대해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 촉구, 평화적해결 등을 골자로 한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3국 정상은 회담 시간의 대부분을 북한의 핵 개발 문제 논의에 할애했으며, 기본인식과 해결방법론의 큰 틀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배석한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임 수석은 "3국 정상들은 친구로서 서로 진정한 믿음을 갖고 앞으로 이 문제의해결을 위해 공동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3국 정상들은 한반도에 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데 인식을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 문제를 3국이 힘을 모아 대처해 나가면 평화적으로 해결할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임 수석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도중 4∼5 차례에 걸쳐 `기회'(Opportunity)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북한에 대해 `가시적인 행동'을 보일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세계적인 냉전종식에 결정적인 역할을했는데 아직 남아 있는 한반도의 냉전을 부시 대통령이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그와같은 기대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0...회담이 끝난뒤 3국 정상들은 "우리 모두 나가 사진을 찍자"는 부시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호텔 건물밖 정원으로 걸어나와 보도진을 위해 잠시 사진포즈에 응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중앙에 서고 오른편에는 김 대통령, 왼편에는 고이즈미 총리가자리를 잡았다. 사진촬영이 끝난뒤 부시 대통령이 먼저 자리를 떴으며, 김 대통령은 고이즈미총리와 악수를 나눈뒤 자리를 떴다. 김 대통령은 `회담 결과에 만족하느냐'는 보도진들의 질문에 대해 "예 만족합니다"라고 답변했다. (로스 카보스 = 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