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유엔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나름대로 유엔의 당면 과제와 개혁방향 등을 제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4일 '유엔의 날'(1945.10.24)을 맞아 게재한 글에서 "국제정세가 부단히 변화 발전하고 이에 따라 국제생활에서 새로운 문제들이 수 많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유엔의 할 일이 더욱 많아 지고 있다"면서 유엔의 기능과 역할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유엔의 당면과제로 ▲세계의 평화와 안전 보장 ▲국제문제의 공정한처리 ▲공정한 국제관계와 질서의 수립 ▲회원국들의 자주권과 발전 보장 ▲유엔 헌장에 대한 도전 극복 ▲빈부격차 해소 등을 거론했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의 개혁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개혁방향은 유엔총회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하고 유엔을 민주화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폐지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문제해결에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일 것 등이 핵심이다. 즉 국제관계에서 국가 자주권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분쟁문제에 있어 대국(大國)들이 지배주의 실현을 위한 목적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특정 국가나 단체로부터의 영향력을 배제할 것도 적시했다. 북한 대표는 지난달 2일 열린 유엔총회의 6위원회 회의에서 "온갖 형태의 테러를 제거하는 것은 유엔 앞에 나서는 선차적 과제의 하나"라면서 반(反)테러 투쟁은유엔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 기조에서 유엔이 제재나 무력사용 등 강제적 조치를 취할 때는 안전보장이사회 뿐 아니라 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과 관련해 지원금의 규모보다 유엔헌장에 걸맞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국가나 국제사회의 신뢰를 받는 국가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성실하면서도 책임있게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북한은 유엔에 대한 기대감도 갖고 있다. 노동신문은 유엔이 헌장에 충실하고 인류의 기대에 부응해 자신의 사명과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 나갈 때 많은 국제문제들이 해결되고 시대발전에서 큰 진전이 이룩될 것이며 그 결과 유엔에 대한 세계인의 신뢰도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한은 지난 91년 9월 유엔에 동시 가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