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선거여론조사가 후보 지지율 순위에만 치중해 정책선거의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시중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은 한국방송기자클럽이 25일 강원도 춘천의 두산리조트에서 개최한 `2002 대선여론조사 및 방송보도' 주제의 세미나에서 "방송이당락 위주의 여론조사에 치중할수록 후보를 낸 정당 역시 정책이나 비전 제시는 뒷전으로 미룬 채 당락만을 위한 선거운동에 몰입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으나, 특정후보에게 투표한 이유로 `공약'을 꼽은 유권자가 지난 14대 대선 때는 24.4%였다가15대에서는 8.8%로 줄어들었다"면서 "중요한 정책이 제시될 때마다 그에 대한 평가와 국민들의 반응을 상세하고 명쾌하게 보도해 정당과 유권자들이 정책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재천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언론매체의 선거여론조사 보도는대부분 후보자에 대한 지지율을 조사하는 데 집중돼 경마식 보도의 한계를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당기자가 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보도하려면 우선 여론조사에 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미국여론조사협의회가 제시한 `여론조사 보도에서 언론인이 던져야 할 20가지 질문'을 소개하며 △조사 주체와 목적 △표본의크기와 추출방법 △조사 시기 △응답률 △조사방법 △표집오차 △설문 문항과 질문순서 등을 따져본 뒤 기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