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장·차남인 정연씨와 수연씨에 대한 병역특혜 이른바 '병풍(兵風)'과 관련,병적기록표 위·변조나 금품수수 등 대부분 의혹에 대해 검찰이 25일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 7월31일 김대업씨의 의혹제기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 펼쳐진 80여일간의 지루한 줄다리는 일단 한나라당측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양당간 공방전은 이날도 계속됐다. 당초 검찰측으로부터 '증거불충분' 발표를 예상했던 한나라당은 김대업씨가 제출한 원본테이프마저 "신빙성이 없다"는 수사결과가 추가되자 "호재중의 호재"라며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이제 병풍수사는 병풍'조작'수사로 전환돼야 한다"며 기존의 수세적 입장에서 반격자세로 돌아섰다. '김대업 정치공작진상조사단'(단장 이재오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병풍'이라는 바람은 희대의 사기꾼이 동원된 대 국민사기극이었음이 명백해졌다"며 △청와대 박지원 비서실장의 즉각 파면 △김정길 법무장관의 즉각 해임 △박영관 노명선 검사 및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천용택 의원의 즉각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배용수 부대변인도 "민주당-정치검찰-김대업간의 3각커넥션을 단죄하는 것만이 병풍수사의 종착점"이라고 언급,후속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검찰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내주 초 특검제도입법안 제출과 천만인 서명운동,병적기록부 시민배포 검토 등 역공으로 맞섰다. 신기남 최고위원은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는 의혹의 뚜껑을 덮고 이회창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검찰내에서 대반전을 꾀하려는 음모가 아닌가 본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또 결의문을 통해 "검찰은 '근거없다'는 무책임한 말로 병역비리의 실체를 호도하지 말라"며 "검찰의 한나라당 눈치보기식 왜곡축소 발표는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