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24일 평화포럼 토론회에 참석,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대북정책에 대한 정책대결을 벌였다. 두 후보는 북한 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에선 적잖은 시각차를 보였다. ◆현격한 대북 인식차=이 후보는 "북한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 것을 시인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지원과 협력을 계속하는 것은 문제"라며 "햇볕정책으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실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과 금강산관광을 통한 현금지급이 시작된 시점이 유사한 사실을 우연으로 넘길 수 없다"며 "대북 현금지급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북한이 먼저 핵개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어 제네바 합의를 원상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군사적 압력을 포함해 각종 대북 압력을 가하는 일방적인 방식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보다 확인안된 사실이 난무하며 (그것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며 "미국도 북한에 대한 적대적 자세를 삼갈 것을 약속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략적 상호주의 vs 일괄타결=이 후보는 "북한의 태도가 바뀌기만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현명하지도 않다"며 "핵문제 등 군사문제 해결과 대북경협 및 지원을 연계하는 '전략적 병행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 포기와 핵사찰 수용은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의무"라고 못박았다. 노 후보는 "북한의 핵사찰 수용과 대량 살상무기 양보를 국제기구 및 한·미·일의 대북지원과 맞교환하는 '일괄타결 방식'이 북한핵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경협과 북·일 수교교섭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남북장관급회담에 대한 평가=이 후보는 "공동보도문에 북핵 문제에 대한 단호한 의지가 보이지 않아 유감"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노 후보는 "지난 92년 남북핵공동위원회가 결렬된 이래 처음으로 남북이 핵문제를 의제로 대화를 했다"며 높은 점수를 메겼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